의대에 원서를 내고 나서 취해야 할 후속조치들

남경윤의 의대칼럼

의대에 원서를 내고 나서 취해야 할 후속조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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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에서 원서를 제출하며 지원하는 교육기관들 중 합격하여 진학하기가 가장 까다롭다는 의대에 입학하는 것은 원서만 한번 제출하면 끝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똑똑하기 그지 없는 프리메드 학생들조차 잠시만 집중이 흐트러져도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 심한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각 가정에서 의대입시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여 온 가족이 이 힘든 시간을 서로 위로하며 성공적으로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번 사이클에 의대에 지원한 학생들에게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2020년 8월에 의대에 입학하는 신입생을 선발하고자 시행되는 현 의대입시 사이클은 2019년 5월 30일부터 AMCAS(American Medical College Application Service)가 일차 지원서 접수를 개시하며 시작되었고 학교성적이 검증된 학생들의 원서가 접수된 순서에 따라 한달 후인 6월 28일부터 각 의대로 전달되기 시작되었다. 그러므로 일차 지원서를 신속히 제출한 학생들은 6월말이나 7월초부터 각 의대에게서 받기 시작한 2차 지원서에서 요구하는 에세이들을 적어 제출하기 시작했고 조금 늦게 일차 지원서를 접수시킨 학생들은 8월이나 9월에 2차 지원서를 받아 제출해야 한다. 

 

2차 지원서는 일차 지원서와 달리 각 의대별로 다른 질문을 하고 있고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적는 에세이 작성이 주된 과정이다. 왜 우리 학교에 오고자 하느냐는 단순한 질문에서부터 학생이 살면서 겪었던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며 이 힘든 시간을 어떻게 이겨냈으며 이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냐는 질문도 많은 의대에서 공통적으로 묻고 있는 질문이다. 두 가지 예만 들었더라도 벌써 2차 지원서의 성격을 대부분 가정에서 파악했을 것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되리라는 상식적인 과정이지만 관건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2차 지원서는 몰려서 온다. 일차 지원서가 검증이 끝나 각 의대로 동일한 날에 전달되는데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일차 지원서를 AMCAS로부터 전달받은 날로부터 일주일 내에 2차 지원서를 학생에게 이메일로 보내고 있다. 늦어도 2주 내에는 보내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이므로 30군데 의대에 지원한 학생이라면 약 2주내에 30곳의 의대에게서 2차 지원서를 받게 되고 각 2차 지원서에는 평균 5개의 에세이를 적게 요구되고 있으니 약 150개의 에세이를 적어내는 과정이 2차 지원서를 제출하는 과정이며 이때 미리 준비된 학생들이 당연히 좋은 내용의 글을 신속히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이때 갑자기 몰려오는 2차 지원서의 주제에 대해 좋은 글을 쓰겠다며 신중히 충분한 시간을 갖겠다는 자녀가 있다면 지원한 학교별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꼭 진학하고 싶은 학교에 먼저 서둘러 2차 지원서를 제출하라고 하면 좋겠다. 또 다른 전략으로는 일단 안전해 보이는 학교에 먼저 2차 지원서를 제출하고 가능성이 떨어지는 학교에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처리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니 더 간절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대처해야 되겠다.

 

비록 거의 모든 의대가 자동으로 2차 지원서를 보내주므로 의대 일차 전형에 합격했다는 말은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다. UC 계열의 의대와 밴더빌트 같은 소수의 의대에서는 일차 원서를 검증하여 추려낸 학생들에게만 2차 지원서를 보내주고 있지만 어차피 이 경우에도 일차 합격이란 표현을 쓰기에는 아직 갈 길이 너무 멀고 험난하므로 아무도 그런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간혹 한인 가정에서 질문을 하며 일차에 합격했다거나 2차까지 합격했다는 표현을 들으며 많이 안타까웠기 때문에 다시 한번 당부한다. 2차 지원서를 받았다는 의미는 단순히 AMCAS에 제출한 일차 지원서가 각 의대로 전달이 되었기에 각 의대가 원서 접수료를 받으며 에세이 질문 몇개를 보내준 과정을 의미하는 것이 대부분의 의대들에 해당되는 얘기라는 것을 정확히 이해하기 바란다. 

 

이 2차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직 아니다. 작년까지는 약 10여 곳의 의대에서만 요구하던 CASPer라는 시험을 이번 사이클에서는 전체 의대의 약 30%에 해당하는 의대에서 요구하고 있다. Computer-Based Assessment for Sampling Personal Characteristics를 줄여서 CASPer라고 하며 어떤 상황을 비디오로 시청한 후에 상황판단을 하게 만드는 주관식 시험으로 일반적인 경우에는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상황을 파악하는데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학생에게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상식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는 일반적인 대학생이라면 정말 아무 걱정도 할 필요가 없는 테스트지만 만일 자녀가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목적을 위해 수단은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등 일반적이지 않은 성향을 보인다면 시험을 보기 전에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생각을 하며 짧게 한두 문장으로 답을 하라고 말해주면 도움이 되겠다. 이 시험을 보게 하는 이유는 비상식적이며 윤리적이지 못한 학생들을 알아보기 위한 과정이다. 우리 한인가정에서 올바르게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이라면 전혀 걱정할 부분이 아니지만 그 답을 하는 과정에서 간략하게 요점만 말하는 요령은 알고 대처하면 좋겠다. 

 

이 CASPer 시험은 2차 지원서의 일부로 간주하면 되니 이제 남은 것은 추천서가 제때 각 의대로 전달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제때라고 불리우는 그 때는 CASPer 성적을 포함한 2차 지원서가 접수된 때를 의미한다. 왜냐하면 일차 지원서가 접수되었다는 의미는 모든 성적표와 MCAT 성적이 접수되었다는 것이고, 2차 지원서가 접수되었다는 의미는 추천서만 접수되면 이 학생을 검토해서 인터뷰에 초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차와 2차 지원서가 모두 접수되었는데 추천서가 지연된다면 파일이 검토되지 못하므로 인터뷰에 초대받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만일 2차 지원서를 7월 내에 모두 제출했는데 8월이 다 가도록 단 한 곳의 의대에서도 인터뷰 초대를 받지 못한다면 추천서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다시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터뷰는 8월부터 시작되지만 9월과 10월이 가장 분주하게 다녀야 할 시기이며 10월 15일이 되면 일부 의대에서는 합격생을 발표하게 된다. 물론 1월부터 합격생을 발표하는 학교도 있고 3월에 합격생을 한번에 몰아서 발표하는 의대도 있기는 하지만 10월부터 12월 사이에 아무 곳에도 합격하지 못한 학생이라면 이번 사이클에 제출한 원서에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 고민을 해봐도 좋겠다.

 

지금은 일반적으로 2차 지원서를 열심히 적고 있을 시기이다. 에세이를 쓰는 과정은 자신의 가치관을 알리는 과정이며 이 가치관은 추후 인터뷰에서 검증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래서 의대입시는 가정교육의 완결판이라고 보는 의견이 그리 틀리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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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윤  |  의대진학 전문 멘토

 kynamEducati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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